96-7년경으로 기억합니다.


제 메니져형이 결혼을 하게 되었었는데

그 당시 당선이 안정적인 지역을 버리고 부산에서 출마하여

낙마후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셨을 당시였는데도 불구하고 어릴적부터 친분이 있던 형의 부탁으로

(형도 당시 그분이 힘든 시기라는것을 알고 있었기에 주례를 부탁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으나

인사는 드려야 했기에 조심스럽게 결혼을 한다고 말씀드리니 "신부는 어디서 훔쳐 왔노?" 하시며

먼저 그럼 내가 주례를 꼭 봐줘야지라며 환하게 웃으며 말씀 하셨었습니다 )

밝은 모습으로 정말 먼곳까지 의리를 지키며

형의 결혼식 주례를 보러 오셔서 감동하고 한시간가량 개인적인 담소를 나눌 기회도 가졌었습니다.

제가 만났던 당신은 여느 정치인보다 아니 여느 주례사보다 권위적이지 않은 참 소탈하고 유머러스한 분이셨습니다.

( 어린시절을 상징적 정치 1번지라는 종로에서 자라서 그랬는지 주위 어른들을 통해 가까이서 정치인들을

만나볼 기회가 많았었습니다.)


재임시절 일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정책들도 있었고

대한민국 최고의 결정권자임에도

여러 권력의 기득권을 내놓고 여기 저기 치이며

정책 하나 하나 반발에 부딪히고 휘청거리는

당신이 좀 더 뛰어난 만능 슈퍼맨이기를 바래보기도 했으나

썩은 동아줄같은 한국 사회를 변화 시켜가는 과정중에 나타날수 밖에 없는,

기존 기득권 세력과 대립되며

발생되는 현상들의 하나라 생각해오며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그래도 가장 애정이 가고 믿고 싶은 정치인이었습니다.


미국의 클린턴이나 엘 고어 처럼 퇴임후 한국발전을 위해 큰 힘이 되어줄 분이란 생각은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당신의 갑작스러운 서거 소식에 우리나라를 받치는 큰 기둥하나가 빠져버린 느낌입니다.


지금도 당신의 서거가 실감나지 않습니다.

너무 벌거벗은채 퇴임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당신은 정말 바보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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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포토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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